설탕 가격 급등 (원당 가격 상승 이유/전망)

설탕 가격 급등 (슈거플레이션)

원당 가격 상승 이유 / 전망

 
국제 설탕 가격이 치솟으면서 초콜릿이나 과자 등 설탕을 재료로 사용하는 가공식품 가격이 줄줄이 오르고 있습니다.
원재료인 원당 가격 상승 때문인데요. 올해 하반기엔 세계적인 이상기후로 사탕수수 작황이 더 나빠질 전망이어서 설탕값이 식료품 가격을 끌어올리는 '슈거플레이션(설탕+인플레이션)'이 심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습니다.
 
24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런던국제금융선물거래소(LIFFE)에서 금주 평균 국제 설탕 가격은 이날 오후 6시 기준 t당 574.7달러로 집계됐습니다. 1년 전(493.4달러)보다 16.5% 높은 금액입니다.
 
설탕의 원료인 원당은 뉴욕상품거래소(NYBOT-ICE)에서 이번주 평균 가격이 t당 475.8달러로 1년 전 같은 기간보다 17.7% 상승했습니다. 국내 제당업체는 해외에서 원당을 전량 수입해 설탕을 만들어 팔기 때문에 국내 설탕 가격이 상승하면 초콜릿이나 과자, 아이스크림 등 설탕이 들어가는 식품의 가격도 연쇄적으로 오를 수밖에 없습니다. 
 

국제 원당 가격 상승 원인

황유선 국제금융센터 책임연구원은 24일 국제 원당 가격이 상승하는 배경으로 '가뭄'을 꼽았습니다.
세계 1위 원당 생산·수출국 브라질은 지난해부터 라니냐에 따른 극심한 가뭄이 발생해 원당 생산에 차질을 빚었습니다. 라니냐는 동태평양 적도 지역에서 해수면 온도가 평년보다 낮아지며 이상기후가 나타나는 현상으로 지난해 남미를 강타했습니다.
 
2위 생산·수출국 인도 역시 지난해 가뭄과 이상고온, 홍수를 줄줄이 겪었습니다. 이에 따라 원당이 추출되는 사탕수수 작황이 크게 악화했습니다.
인도 정부의 바이오연료 활성화 정책도 원당 가격이 급등하는 데 일조했습니다. 사탕수수를 활용한 에탄올은 바이오연료 중 하나인데요. ISMA는 바이오연료 활성화에 따라 원료 생산량이 450만t 줄어들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인도 정부가 지난해 자국 식량안보를 이유로 원당 수출 제한 정책을 시행한 것도 원당 가격 상승을 부추겼습니다.
 
3위 생산국 유럽연합(EU)에서는 지난해 사탕무 재배면적이 줄면서 원당 가격이 올랐습니다. 사탕무는 사탕수수와 함께 원당을 추출할 수 있는 원료입니다. EU 농가가 사탕무를 수익성이 높은 고부가가치 작물로 대체하면서 지난해 EU의 사탕무 재배면적은 4% 감소했습니다.
 

전망

주요 생산국의 원당 공급 상황은 지속적으로 악화할 것으로 보여 설탕 가격이 올해도 '고공 행진'을 이어갈 전망입니다.
브라질에서 원당 생산 악화를 유발한 라니냐는 올 상반기 끝나지만 하반기부터 인도에 엘니뇨가 들어닥친다는 예보입니다. 엘니뇨는 적도 부근 태평양 해수면 온도가 평년보다 높아지는 현상으로 라니냐와 반대되는 개념입니다.
 
브라질의 휘발유 연방세 면제 조치가 이달 말 종료된다는 점도 원당 가격을 추가로 올릴 수 있습니다. 휘발유 연방세 면세 연장이 시행되지 않으면 대체재인 에탄올 수요가 늘어날 가능성이 큰데요. 이는 동일한 사탕수수를 원료로 하는 원당의 생산 감소로 이어질 공산이 큽니다.
 
정부는 현재로서는 제당업체에 발 빠른 원당 수입을 권고하는 것 외에 달리 실행할 정책 수단이 없다고 밝혔습니다. 원당으로 만드는 설탕과 설탕으로 만드는 가공식품 가격은 기업이 정할 수밖에 없다는 이유입니다.
 

대처 방안

황 연구원은 원당 수입국을 새롭게 뚫어야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브라질이나 인도의 원당 가격이 오르면 태국이나 호주에 수요가 몰려 이곳의 가격이 오를 수 있기 때문입니다. 태국과 호주는 이미 국내 제당업체들이 원당을 들여오는 국가에 포함돼 있습니다.
그는 호주와 태국 등 특정 국가에 집중된 수입처를 다변화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설명했습니다.
 
 

매일경제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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